2025 장고항 실치 축제

― 산지(産地)에서만 맛볼 수 있는 ‘바다의 국수’, 실치를 제대로 즐기는 법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충남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은 유난히 분주해집니다. 몸집이 실처럼 가늘어 ‘실치’라 불리는 뱅어 치어가 대량으로 올라오고, 어촌계가 손수 차린 임시 식탁에서는 초고추장과 배, 오이, 들깻잎 향이 바닷바람을 타고 퍼집니다. 이때를 기다려 열리는 행사가 바로 **‘장고항 실치 축제’**입니다. 실치는 잡히자마자 10 분 남짓이면 숨이 끊어져 먼 도시로는 활어 배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지에서만 생회로 맛볼 수 있는 ‘한정판 별미’로 통합니다.


출처 -왜목마을

실치가 특별한 세 가지 이유

첫째, 짧은 황금 시즌
실치는 3월 말부터 5월 초까지만 뼈가 연해 회·물회로 즐길 수 있습니다. 5월 중순이 지나면 뼈가 굵어져 전이나 튀김, 국 재료로 쓰이는 것이 일반적이죠.

둘째, 산지 한정 미식
잡힌 뒤 빠르게 폐사해 신선도를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장고항에서 먹지 않으면 같은 맛을 못 느낀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셋째, 풍부한 영양
머리부터 꼬리까지 통째로 먹기 때문에 칼슘·인·DHA가 그대로 섭취됩니다. 뼈 건강과 두뇌 발달에 모두 좋은 봄철 보양식인 셈이죠.


2025년 축제 일정은 언제일까?

아직 공식 발표는 없지만, 최근 3년 동안 행사가 모두 4월 넷째 주 주말에 열렸습니다. 2024년에는 4월 27–28일, 2023년에는 4월 22–23일이었으므로 2025년 4월 26–27일 전후가 유력합니다. 다만 이는 과거 패턴을 근거로 한 예측일 뿐 확실하지 않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정확한 날짜와 프로그램은 3월 중 당진시 문화관광 홈페이지에 공지되니 출발 전 꼭 확인하세요.


축제장에 가면 펼쳐지는 것들

  • 오전 10시 개막식과 풍물놀이로 축제의 문이 열립니다.
  • 무료 실치 시식은 오전·오후 두 차례 열리는데 500인분이 순식간에 동나므로 30 분 전부터 줄을 서야 안전합니다.
  • 맨손잡기 체험은 얕은 수조에서 실치를 직접 잡아보는 가족 인기 코너입니다. 회차당 150명 선착순, 참가비는 5천 원 안팎입니다.
  • 수산물 경매에서는 실치 활어, 꽃게, 바지락 박스를 시세보다 30~50 % 저렴하게 낙찰받을 수 있습니다.
  • 어촌계 어머니들이 진행하는 뱅어포·실치국 쿠킹 클래스는 오후에 열리며, 해 질 무렵에는 노래자랑과 청소년 댄스 공연으로 분위기가 달아오릅니다.
  • 밤하늘은 방파제 불꽃쇼로 마무리되지만, 강풍이나 풍랑주의보가 있으면 안전상 취소될 수 있으니 현장 안내를 확인하세요.

출처 - 왜목마을

반드시 맛봐야 할 실치 요리

실치회는 투명한 살을 배·오이·들깻잎과 함께 초고추장에 버무려 내는데, 살짝 씹히는 식감 뒤에 고소함이 터집니다. 회를 다 먹고 남은 양념에 공깃밥과 참기름을 넣어 비벼 먹으면 ‘실치 비빔밥’으로 한 번 더 즐길 수 있죠. 시원한 실치 물회는 살얼음 육수 덕분에 해장에 좋고, 실치국은 실치·시금치·아욱을 맑게 끓여 칼슘 보충에 탁월합니다. 더 바삭한 식감을 원한다면 실치전실치튀김이 아이들과 어른 모두에게 인기입니다. 마른 실치를 압착해 만든 뱅어포는 달큰한 풍미로 맥주 안주로 제격입니다. 인기 메뉴는 정오 이전에 품절되는 경우가 많으니, 가능하면 오전 11시 전에 주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출처 - 당진시

축제장을 200 % 즐기는 추천 동선

  1. 오전 9시 30분 전 도착해 주차 여유를 확보합니다.
  2. 곧장 시식존으로 이동해 무료 시식 줄에 선 뒤 실치회·물회로 브런치를 해결합니다.
  3. 11시 30분 맨손잡기 회차에 참여해 잡은 실치를 기념 촬영하고, 체험장 옆 세척장에서 손과 신발을 바로 씻습니다.
  4. 점심 이후에는 수산물 경매에서 실치 활어나 꽃게 박스를 득템해 아이스박스에 보관합니다.
  5. 오후에는 뱅어포 만들기 클래스국화도 근해 유람선(40 분 코스, 성인 1만 원)을 선택해 바다 절경과 갈매기 먹이 주기를 즐깁니다. 풍랑 예보가 있으면 결항될 수 있으니 현장 문의는 필수입니다.
  6. 해 질 무렵 방파제나 노적봉 전망카페로 자리를 옮겨 서해 노을을 감상한 뒤, 밤 7시 30분쯤 시작하는 불꽃놀이로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교통과 주차, 이것만은 알고 가자

서울 센트럴시티에서 당진터미널까지 고속버스로 약 90 분, 터미널 앞에서 11번 시내버스를 타면 70 분 정도 후 장고항에 도착합니다. 배차 간격이 약 1시간이라 막차가 빠른 편이므로 귀가 계획을 반드시 확인하세요. 자가용이라면 서해안고속도로 송악IC를 빠져나와 석문방조제를 경유하면 약 1시간 50 분 걸립니다. 주말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공영·임시 주차장이 만차가 되기 쉬우니, 10시 전에 도착하거나 오후 4시 이후 재진입을 추천합니다.


떠나기 전 체크리스트

  • 방풍 재킷과 모자: 4월 서해 바람은 체감 온도가 10 °C 아래로 떨어집니다.
  • 현금 또는 제로페이: 경매·노점은 카드 단말기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 아이스박스와 아이스팩: 실치나 뱅어포를 포장하려면 필수입니다.
  • 여분 양말과 슬리퍼: 맨손잡기 체험 뒤 갈아 신기 좋습니다.
  • 물때표 확인: 국화도 유람선과 맨손잡기 일정은 조석 간만에 따라 변동됩니다.

장고항 실치 축제는 “서해 어촌의 봄, 단 한 번의 짧은 시즌을 위해 준비한 맛과 체험”을 한자리에서 누릴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입니다. 물때와 주차, 그리고 체험 타임만 잘 맞춘다면 초행자도 스트레스 없이 봄날의 추억을 가득 담아 올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