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바다를 떠올리면 보통 을왕리나 소래포구를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그보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서울에서 1시간 반 거리에도
파도 소리 외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고요한 바닷가가 있다.
바로 인천 영흥도에 위치한 십리포해수욕장이다.
영흥도는 인천광역시 옹진군에 속해 있지만,
영흥대교로 육지와 연결되어 자차로 진입이 가능한 섬이다.
그중 십리포해변은 장경리해수욕장과 함께 쌍벽을 이루는 대표 해수욕지지만
관광객 규모나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한적함, 여유, 고요함이라는 키워드에 더 어울리는 곳이 바로 십리포다.
백사장 양옆으로는 해송이 늘어서 있고,
잔잔한 물결과 부드러운 모래, 그리고 무엇보다 아름다운 낙조 풍경은
이 해변이 오랫동안 지역민들에게 사랑받아온 이유다.
해변 특징 – 조용한 풍경, 가족 피크닉에 적합한 구조
십리포해수욕장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조용하게 걷고, 앉아 쉬기 좋은 구조로 설계된 자연 해변이다.
백사장 폭은 약 50~60m, 길이는 약 400m 내외로
혼잡함과는 거리가 멀다.
여름 성수기에도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편이며,
대형 피서 인파가 몰리지 않아
아기와 함께 방문하는 가족 단위, 연인들의 감성 여행지로 추천된다.
모래사장은 굵고 단단한 편으로,
도보 이동이 편리하고 모래놀이나 돗자리 이용에도 적합하다.
물놀이는 수심이 완만해 유아·초등 저학년 아이들도 무리 없이 입수 가능하며,
파도가 강하지 않아 편안한 바다를 즐기기 좋다.
해수욕장 한편에는 소규모 간이 매점과 화장실, 샤워장이 있으며,
주차장은 바로 해변 뒤편에 마련되어 있어 접근성도 좋다.

노을 명소 – 바다와 하늘이 만나는 순간
십리포해변은 서쪽으로 탁 트인 방향에 위치해 있어
일몰 시 하늘이 바다 위로 길게 퍼지며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특히 맑은 날에는 태양이 바다 위에서 느리게 가라앉으며
주변 풍경까지 온통 붉게 물들이고,
해변가에 조용히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감성 충전이 되는 시간이다.
사진 애호가들에게는 삼각대 없이도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일몰 스팟으로 유명하고,
휴대폰만으로도 충분히 하늘과 바다가 어우러지는 황혼을 담아낼 수 있다.
이 때문에 캠핑이나 차박 여행자들도
십리포를 일몰과 별 감상지로 택하는 경우가 많다.
낮에는 소박하고 조용한 해변,
해가 지면 낙조가 아름다운 감성 명소로 전환된다.
캠핑·차박 가능 – 피크닉에 최적화된 해변 구조
십리포해수욕장은 차박과 가벼운 텐트 설치가 가능한 해변으로도 유명하다.
정식 캠핑장이 있는 건 아니지만,
해변 뒤편 주차 구역이 넓고 경사 없이 이어져 있어
캠핑카, SUV, 피크닉 텐트를 펼치기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해송숲 아래 평지 구간은 바람도 적고 그늘이 있어
낮 시간대 아이 동반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다만, 지정 캠핑장이 아니므로 취사 행위는 제한되며
간단한 간식이나 도시락 위주의 조용한 캠핑이 권장된다.
여름철에는 쓰레기 분리수거와 매너캠핑이 강조되며
야간 음주·음향 사용은 삼가야 한다.
시설은 단출하지만 자연 자체로 충분한 만족감을 주는 해변이며,
주차 후 바로 모래사장까지 접근 가능한 구조라 캠핑 초보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주변과 연계하면 더 좋은 일정
십리포해수욕장만 방문해도 충분히 조용한 하루를 보낼 수 있지만,
인근의 장경리해변, 영흥풍력발전단지, 선재도 등을 함께 둘러보면 더 풍성한 여행이 된다.
- 장경리해수욕장 (차로 5분)
규모가 크고, 바다 위 나무데크길이 인상적인 해변.
십리포보다 넓은 해변과 더 다양한 식당·카페가 모여 있어
오후엔 십리포 → 장경리 순으로 이동하는 여행자가 많다. - 영흥풍력발전단지 (차로 10분)
바다 전망 위로 거대한 풍력터빈이 돌아가는 이색 포토존.
날씨 좋은 날엔 드라이브 코스로도 훌륭하며,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도 추천. - 선재도 (차로 20분)
해안선을 따라 자전거 여행이나 갯벌 체험이 가능한 조용한 섬.
바닷길을 사이에 두고 자연 속에서 힐링할 수 있는 코스로도 인기다.
이처럼 십리포는 하루 일정으로도 좋지만, 반나절 여행의 기점으로도 적합한 장소다.

교통 및 주차 – 수도권에서 가까운 섬 해수욕장
영흥도 십리포해수욕장은 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면 내리에 위치해 있다.
서울·경기권에서 이동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육지 연결형 섬 해변’**으로, 접근성이 뛰어나다.
- 자차 기준 소요 시간:
서울 강서구 기준 약 1시간 30분,
인천시청 기준 약 1시간 소요. - 주요 경로:
제2서해안고속도로 → 영흥대교 진입 → 영흥도 내리 방향. - 주차장 정보:
십리포해변 뒤편에 공영주차장 마련.
무료 운영되며, 성수기에도 자리가 빠르게 순환된다.
모래사장과의 거리도 가까워 차에서 내려 바로 해변에 닿는 구조가 장점이다.
대중교통으로도 이동은 가능하지만,
버스 배차 간격이 길고 택시 이용이 불편할 수 있어 렌터카 또는 자차 이동이 추천된다.
특히 장경리십리포풍력단지 구간은 드라이브 코스로도 뛰어나,
창문을 내리고 천천히 달리는 것만으로도 여행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현장 편의시설 – 최소한의 설비, 조용한 분위기
십리포는 상업화가 덜 된 해수욕장으로,
편의시설은 기본적인 수준이지만, 필요한 건 모두 갖추고 있다.
- 화장실/샤워장:
해변 초입 공공시설 이용 가능.
성수기에는 임시 샤워장도 설치되며, 깨끗하게 관리된다. - 간이 매점:
아이스크림, 음료, 물품 대여 등이 가능하며,
장경리해수욕장에 비해 규모는 작다. - 편의점/식당:
해변 인근에는 없지만, 차로 3~5분 거리의 장경리 인근에
백반집, 조개구이 전문점, 해산물 횟집, 카페 등이 모여 있다.
이곳은 "모든 게 다 있는 곳"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이 없는 조용한 해변이라는 점이 오히려 매력이다.
그래서 이곳을 찾는 이들은,
웅장한 관광지보다는 ‘한적한 쉼’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계절별 십리포해수욕장 – 가성비 높은 사계절 힐링 스팟
- 봄: 바람이 잔잔하고 해가 길어 피크닉에 적합.
간단한 매트와 도시락만으로도 하루를 보내기 충분하다. - 여름: 정식 해수욕장 운영.
샤워장과 편의시설 확대, 인명구조 요원 배치.
물놀이와 갯벌놀이가 가능하며, 주변 숙소 예약은 필수. - 가을: 일몰 색감이 절정.
붉은 석양이 바다에 반사돼 사진 촬영에 최적.
조용한 감성 여행지로 연인 방문률이 높은 시기. - 겨울: 차박·조용한 캠핑족들에게 인기.
바람이 매섭지만, 조용한 모래사장에서 커피 한잔하며 파도 소리 듣는 여유는
계절을 뛰어넘는 힐링이다.

여행자 유형별 추천 활용법
- 가족 단위:
오전에 장경리해변 방문 → 점심 식사 후 십리포로 이동해 조용한 바다 산책과 피크닉.
아이들은 조개 줍기나 물장구, 어른은 의자에 앉아 책 읽기. - 커플 여행:
오후 늦게 도착 → 모래사장 산책 후 일몰 감상 → 장경리 감성 카페에서 저녁.
노을 사진과 조용한 분위기 속 대화가 어우러지는 일정. - 차박·캠퍼:
평일 저녁 십리포 도착 → 차박 또는 간단한 텐트 설치 →
별 보기와 불멍, 일출 전 조용한 모닝커피로 마무리. - 혼자 여행자:
북적이지 않는 해변에서 고요하게 걷고 싶은 이들에게 최고의 장소.
감정 정리, 기록, 사색, 사진에 집중하기 좋은 환경.
마무리하며 – 아무 말 없이 머물 수 있는 해변
십리포해수욕장은 거창한 관광지라기보다는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어도 좋은 바다다.
해변이 작아 하루면 충분히 다 보고, 시설이 단출해 기대할 것이 적지만
그 대신 얻어가는 마음은 크고 길다.
차창 밖으로 석양이 물들고,
백사장에 남은 발자국이 조용히 지워질 때
이 바다는 사람을 떠밀지 않고 천천히 품어준다.
서울에서 멀지 않지만,
충분히 섬처럼 고립된 평온함을 느낄 수 있는 곳.
복잡한 휴양지보다 단단한 고요를 원한다면,
다음 여행지는 십리포가 되어도 좋다.